2026.08.08 토요일 (부제: 계곡)
1)
J형과 K형과 함께 계곡에 다녀왔다. J형은 원래 동탄에 거주했는데 대구에 내려가게 돼서 수도권에서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솔직히 계곡을 왜 가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인간이다. 덥고, 사람 많고, 복잡하고, 비싸고. 집 옆에 있는 50m 수영장이 더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좋았다. 형들이 아니었으면 나 혼자서는 절대 가지 못했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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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판교역에서 만나서 갔다. 판교에서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계신 분이 있었는데, 30년 동안 영업하고 계셨다. 판교에 건물을 지은 분들이 본인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건물을 올렸다고 했다. 아침 9시였는데 이미 장사를 다 하고 퇴근하시는 찰나에 마지막 주문을 했다.
샌드위치는 개당 5,000원. 상당히 뜨거웠고, 찾아가서 사 먹지는 않겠지만 나쁘지 않았다. 30년 동안 판교에서 장사하셨으면 샌드위치 사업은 취미가 아닐까라는 추측. 아침에 출근하는 직장인을 상대로만 영업해도 꽤 큰 수익을 얻을 것 같고, 특히 판교에 땅이 있으셨다면 건물주가 아니실까.
이 한여름에 철판 앞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대단하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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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형들이랑 계곡에 가서 먹은 수박은 정말 너무 맛있었다. 꼭지가 모여 있고, 줄기가 싱싱하고, 줄무늬가 선명해야 한다는데 근처 농협에서 구매했는데 정말 만족했다. 형들과 여러 대화를 나눴는데 인간관계, 연애, AI에 대해 이야기했다.
형들은 10년 전 중학생 때 만났다. 인간관계를 넓게 지향하지 않다 보니 주기적으로 만나는 몇 안 되는 사람들. 그리고 서로가 어떤 삶의 궤적을 그리며 살아가는지 지켜보고 알고 있는 사람들. 세 명이 비슷한 성향이기도 하면서 J형과 K형은 서로 유사하고, 나는 좀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한 명은 이미 결혼해서 아기가 있고, 한 명은 곧 결혼할 예정. 하지만 나만 연애를 못하는 중.)
형들과 이야기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시간의 앞당김’이다. 다른 사람들은 20대 중후반 혹은 30대에 해볼 경험들을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해봤다. 이게 좋고 나쁨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미리 해서 좋은 것도 있으면서, 뭔가 단계와 단계를 생략한 느낌도 상당하다는 것.
이미 과거는 지나왔고, 현재는 흘러가고, 미래는 선택 중이다. 또 10년이 흐르면 이 세 명이 모여서 어떤 이야기를 할까.